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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DC, 그리고 블록체인의 변곡점

2021-04-13 18:26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디지털 위안화 전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실제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현지시간) 왕신 인민은행 연구국장이 브리핑을 통해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의 역외 결제를 시도하며 그 무대는 홍콩이 될 것이라 밝혔다 보도했다. 당장 역외 결제를 시도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술적 완성도만 확인되면 조만간 홍콩에서 CBDC 역외 결제를 단행한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새로운 도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통화 전쟁이 벌어지는 한편 ICT 기술을 통한 온 사회의 전반적인 변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도전


CBDC는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과 같은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와 비슷하지만, 그 주체가 탈 중앙화인 민간이 아니라 정부와 같은 중앙 집중형 권력집단이라는 점에서 그 성격이 180도 다르다. 중앙 정부가 보증하기 때문에 스테이블코인처럼 비트코인처럼 변동성이 낮은데다 디지털 결제 가능성을 전제하기 때문에 잠재력도 풍부하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CBDC를 두고 "민간에서 발행하는 가상화폐와 구별되는 법정통화(legal tender)로서 실물화폐와 동일한 교환비율이 적용되어 가치변동의 위험이 없고 중앙은행이 발행하므로 화폐의 공신력이 담보된다"고 설명했다.

 

CBDC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나라는 중국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3일 발표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글로벌 동향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및 비대면 결제 인프라가 부상하며 중국은 CBDC 전략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2014년부터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한 가운데 2022 2월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액션플랜도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해 중국 선전에서 5만명의 시민들에게 200위안(33000)위안에 해당되는 디지털 위안화를 나눠준 실험을 시도한 상태에서 현지 당국은 인민은행과 손잡고 10만명의 시민에게 200위안, 2000만위안( 33억원)의 디지털 위안화를 나눠주기도 했다.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곳에서도 디지털 위안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실제 사용성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다.

 

올해 초에도 중국 정부는 선전, 청두, 쑤저우 등에서 총 9000만위안 규모의 홍바오 추첨을 통해 CBDC 상용화를 끊임없이 테스트했다. 현 상황에서 중국이 CBDC에 가장 근접한 이유다.

 

이 외외도 많은 나라들이 CBDC 도입에 속도를 내는 한편, 비트코인 등 민간 암호화폐에 대한 탄압을 시도하는 사례도 종종 발견되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다.



어떤 영향이 있을까


CBDC 나비효과는 어떻게 진행될까. 이 선임연구원은 "중앙은행이 은행에 대해서만 디지털 화폐를 보급하는 도매 디지털 화폐의 경우에는 디지털화폐와 지급준비금간의 전자적 교환을 통해 거래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디지털 화폐가 발행되더라도 경제내의 통화총량이나 금융부문에 새로운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소매 디지털 화폐의 경우에는 지급결제의 편의성은 물론 통화정책의 효율성과 금융안정성 등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급결제와 관련하여 편의성과 효율성이 향상되고 통화정책의 파급경로 및 유효성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나아가 은행의 금융중개기능 및 금융안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그 연장선에서 전통적인 화폐의 개념과 관행에 변화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중앙은행 본연의 업무인 지급결제의 안정성, 통화정책의 유효성, 금융안정 유지 등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큰 그림을 그린다면

중국을 중심으로 많은 나라들이 CBDC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먼저 ICT 기술 발전에 따른 결제 인프라의 온프라인 전략이 코로나19로 급격하게 빨라진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비대면 온택트 트렌드가 강화되며 결제 시장의 권력이 급격히 온라인으로 스며듬에 따라 고유통화를 다루는 각 국의 대응이 CBDC의 방향으로 수렴됐다는 뜻이다. 실제로 스웨덴의 경우 최근 자국 경제계에서 현금 이용 비중이 하락함에 따라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e-krona)의 발행 여부를 금년중 여론수렴을 거쳐 결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흥국의 경우에는 인구가 적고 현금이용이 감소추세인 경우와 더불어 지급결제서비스 등 금융서비스가 미흡한 나라에서 이를 보완하기 위한 목적으로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의 발행을 시도하는 장면도 연출된다.

여기서 한 발 더 들어간다면, 기축통화 패권경쟁을 위한 노림수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미국과 지속적인 충돌을 불사하며 달러의 기축통화에 대항하기 위한 CBDC 발행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단기간에 달러 중심의 기축통화 패권이 무너질 가능성은 낮지만 시대의 트렌드가 비대면 결제 인프라로 진행되며 새로운 시장에 대한 일종의 '보험'을 들어두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결제 인프라의 역사를 보면 현금결제에서 신용카드 결제로 나아가지 않고 바로 QR을 중심으로 한 오프라인 간편결제에서 온라인 결제로 진화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기존 금융질서의 큰 축이 이미 외부에 있는 상태에서 ICT 기술을 바탕으로 특유의 중앙집중형 국가체제의 역량을 '넥스트 스텝'으로 빠르게 이동시킨 사례다이러한 경험이 CBDC에 대한 '반 발 빠른대응을 끌어냈다 볼 수 있다.

만약 이러한 CBDC 실험이 성공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까탈 중앙화의 화신인 블록체인이 정부라는 강력한 권력집단의 도구가 되어 완전한 빅브라더의 시대를 구현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 등은 민간이 주도하는 새로운 질서를 표방한다. 여기에도 많은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탈 중앙화를 바탕으로 기존 금융체제의 '어둡고 음울한 구석'을 걷어낸다는 의지는 새롭게 평가받을만 하다.

출처: 최진흥, 'CBDC, 그리고 블록체인의 변곡점', 이코노믹리뷰, 2021. 4. 4., 
https://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526141